# 솔선수범 관련 스토리
어느 날, 조지 워싱턴이 평복 차림으로 말을 탄 채 혼자 시골길을 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그는 산모퉁이에서 막사를 지을 목재를 나르고 있는 군인들을 보게 되었다. 워싱턴은 잠시 말을 세우고 땀 흘리며 일하는 군인들을 지켜보았다.
"이 못난 녀석들아, 힘을 아끼지 말고 번쩍번쩍 들어서 어깨에 메야지! 이봐, 넌 뭘 그렇게 꾸물대는 거야?"
하사관 계급장을 단 고참이 부하들을 큰소리로 나무라고 있었다. 그는 건장한 체격으로 소리만 고래고래 지를 뿐, 거들어 줄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였다. 워싱턴은 보다 못해 군인들이 일하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하사관을 불렀다.
"왜 그러십니까?"
"보기에 하도 딱해서 그러오. 당신은 어째서 부하들이 힘든 일을 하는데 조금도 거들어 주지 않소?"
"그야 보시면 알 것 아닙니까?"
"보면 알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저는 상사입니다. 상사가 어떻게 일개 졸병들과 함께 일을 한단 말입니까?"
"당신이 상사라서 일을 할 수 없다면, 대신 내가 거들어 주겠소."
워싱턴은 웃옷을 벗어 던지고 무거운 목재를 군인들과 함께 어깨에 메었다. 군인들은 지나가던 낯선 신사가 일을 거들어 주자 무척 고마워했다. 목재를 다 나를 무렵, 연대장이 도착했다.
"상사, 저 병사들과 같이 일하는 신사는 누군가?"
"예, 이곳을 지나가던 분인데 병사들이 힘들어 보인다며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의아하게 여겨 신사를 보던 연대장은 깜짝 놀랐다.
"아니, 사령관님!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사령관님께서 사병들과 같이 일을 하시다니요?"
"괜찮네. 부대 막사를 짓는데 같은 군인인 내가 일을 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앞으로도 이렇게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와서 거들겠네."
일을 하던 사병들은 신사의 정체를 알고 모두 놀랐다. 그중에서도 일을 거들지 않았던 상사는 당황하여 몸 둘 바를 몰랐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병사들에게 명령만 하는 지휘관은 부대를 막론하고 모두 사라졌다.
- 참고: <생각을 키우는 명언의 지혜> -
# 역사속에서 살펴보는 솔선수범 자세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리더의 모습은 어떤가요?
언뜻 생각나는 모습은 위 사례에 나오는 상사와 같이 엄격,근엄,진지한 표정으로 아랫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기만 하는 이미지가 먼저 연상이 됩니다. 아마 오래전부터 미디어를 접하며 호통치는 리더의 모습에 많이 노출되어 선입관이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니면 경험상으로 내 상관이 그랬기 때문에 나도 그런 유형의 리더십을 따라 하는 경우겠지요.
하지만 놀랍게도 현재로 부터 몇백 년 전에도 명군이라 일컫는 리더들은 솔선수범의 자세를 견지해왔습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는 당태종의 경우 천하가 평안하기를 바라면 먼저 자신의 자세를 바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늘 솔선하여 자신의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도자가 솔선수범한다면? 조직원 또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됩니다. 그로 인해 선순환이 되는 것이죠.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 또한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 중 한명입니다. 언젠가 오장원에서 위나라 사마중달과 대치하고 있을 때 공명의 심부름꾼이 중달의 진영을 방문하게 됩니다. 중달이 공명의 생활 방식에 대해 묻자 심부름꾼이 답했습니다.
"재상님께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십니다. 태형 20대 이상의 형벌은 모두 직접 결재하십니다. 그리고 식사는 아주 조금밖에 안 하십니다."
또한, 태공망은 <육도>에서 일선부대 지휘관인 '장將'이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 중 하나로 리더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험한 지형이나 수렁 길을 행군할 때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갑니다. 궂은일을 몸소 해보지 않고서는 병사들의 노고를 알 수 없습니다." ( <<육도>><용도> 제23<려군편> )
행복은 향수와 같다.
내 몸에 몇방을 뿌리지 않고서는
다른 이들을 뒤덮을 수가 없다.
- 미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R.W 에머슨
에머슨이 말한 향수와 같이, 내 몸에 먼저 뿌려야 즉 내가 먼저 실천을 해야, 부하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리더가 이끄는 대로 따라올 수 있습니다. 자신이 리더라고 뒤에서 지시만 내리는 위치라고 생각한다면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부하직원은 이미 순식간에 그러한 성향을 파악하고 뒤에서 험담을 하거나 지시사항을 적당히 혼나지 않는 수준으로 하며 대응을 하겠죠.
리더의 솔선수범 자세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리더가 먼저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는 모습을 진정성있게 보여줄 때, 부하들도 리더를 믿고 원팀이 되어 달려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병사란 아무리 고역이라도 상관이 같이 겪어주면 잘 참으며, 명령이나 순종한다는 생각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군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은 장군도 병사들과 같은 거친 식사를 하며, 불편한 잠자리에서 잠을 자며, 참호를 파고, 진지를 구축하며 똑같은 고생을 하는 것이다. 병사들이 존경하는 것은 영광과 전리품을 나누는 장군이 아니라, 고생과 위험을 같이하는 장군이다. 자기들의 해이한 행동을 방임하는 장군이 아니라, 같이 수고하기를 서슴지 않는 장군이다."
<논어>제13장 자로 편에도 리더의 솔선수범 자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정치란) 먼저 모범을 보인 다음 (백성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자로가 더 말씀해주시기를 청하자 말씀하셨다.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리더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팀원들을 이끌어 가는 자리입니다. 잘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먼저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행동 없이 단순히 말로만 지시하려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리더가 생각하는 요구사항을 팀원들이 정확하게 수행해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리더는 팀원들에게 화를 내거나 호통을 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리더와 팀원과의 관계는 모래알과 같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죠.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답은 이미 나와있습니다.
리더는 솔선수범해야합니다. 좋은 리더는 고통의 순간을 부하에게 떠 넘기지 않고 용기 있게 받아들이는 리더입니다. 좋은 리더는 자신이 먼저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리더입니다.
그런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문,리더십]의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학과 일상 #1] 일상에서 실천해보는 스토아 철학 (30) | 2022.05.30 |
---|---|
[좋은 리더의 자질 #6] 태공망에게 배우는 리더의 자격요건 (42) | 2022.05.24 |
[좋은 리더의 자질 #4] 인재를 알아보기 위해 참고할만한 기준은? (24) | 2022.04.14 |
[좋은 리더의 자질 #3] <정관정요>에서 배우는 자기경영 5원칙은? (18) | 2022.04.08 |
[좋은 리더의 자질] #경청 #집중해서 이야기 듣기 (3) | 2022.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