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모티콘 도전기 #1] 이번 도전의 결과는?

지난해 딸이 "감정이 많은 팬지의 하루"라는 주제로 아래 캐릭터를 활용해 카카오에 이모티콘을 제안했는데, 카카오로부터 "미승인"이 났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마상(마음상함)이 원인인지, 학교생활도 바빠져서 그런지 다시 도전해보려 하지도 않아서 그냥 지켜보던 중에 지난달 한 가지 생각이 번뜩 스쳤습니다.

"그래 내가 한 번 시도해보자! 혹시 내가 승인되면 자극을 받겠지!"

미승인된 우리 팬지 캐릭터. 그래도 감사하다고 인사하네요~

시작된 도전

그렇게 제 이모티콘 제작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막내아이가 아직 어려서 제게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주지 않았고, 와이프도 아이들과 안 놀아주고 그림만 그리고 있으면 눈치를 줘서(^^;;)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창작의 고통이 제일 컸죠..) 거의 2달 만에 움직임이 없는 이모티콘 시안 32개는 겨우겨우 채웠습니다.

전문적으로 미술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정면을 바라보는 캐릭터만 익숙할뿐 옆으로 보는 모습, 아래로 보는 모습 등등을 구현하는데 애를 먹었네요. 포털에서 이미지 그림들을 보면서 각도에 따른 눈, 코 위치를 봐가면서 그려봤던 것 같습니다.

제안

집에서도 이모티콘 제작을 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아이들도 와이프도 만든김에 빨리 제출하라고 독촉을 하더군요.(와이프는 미승인을 90% 이상 예상하며..ㅎ) 카카오 이모티콘 제작기준에 맞춰 사이즈도 줄이고, 캐릭터의 이름도 붙이고, 이모티콘 그림 중에 색칠이 좀 잘 안된 부분은 없는지 틈틈이 체크를 하고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가서 제안을 했습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https://emoticonstudio.kakao.com/)

이모티콘 제안 화면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신규 제안 화면. 상품명, 시리즈명, 이모티콘 설명 등등이 필요하네요.

신규제안 항목을 모두 채워넣고, 이모티콘 시안도 32개 넣어준 뒤 제출 완료!
그렇게 2주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제 밥을 먹다가 '혹시 결과 나온 거 아냐?'라는 궁금증이 들어서 메일을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카카오에서 온 메일이 있었습니다. 발송시간은 19:32분, 제가 확인한 시간은 19:38분 정도니 소름~! @.@

캐릭터

일상에서 유쾌한, 때로는 조언을 위한 옐로카드를 날리는 '경고쟁이 중년심판냥' 입니다.
중년의 턱수염이 난 배 나온 고양이 심판을 형상화했습니다. (독특하지 않나요? ㅎㅎ)

결과는? 미승인이네요! (느낌표는 무슨..애써 쿨한척...ㅠ)

저와 정이 잔뜩 든 이모티콘 캐릭터라 그런가요? 결과물은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은근히 결과를 기대했는데(신규 승인된 이모티콘들을 보니 그림을 엄청 잘 그리지 못해도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들이 있어서ㅠ) 역시나 와이프의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약간 분위기가 침체되려는 순간! 어제 제가 제 손으로 타이핑했던 명언들을 떠올리며 다시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도전하고, 더 나은 실패를 해야겠죠. 이번 실패도 더 나은 실패가 되려면 패인을 분석하고 다시 그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제 이모티콘에 이런 내용이... ㅋㅋㅋ 스스로에게 전하는 편지였네요

미승인..하하하..

미승인 메일은 이렇습니다^^

차후에 더 좋은 기회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제 메일함에 날아온 시간은 19:32분인데 이미 아침에 미승인 메일 작성 완료되었었군요 ㅋㅋ

결과 분석 (딸, 와이프, 누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1) 이모티콘인데 글자가 너무 많다. (작은 글자는 없애고 큰 글자 최소한으로) - 와이프, 누나
2) 캐릭터 그림이 조금 더 커야 한다 (딸)
3) 그림을 조금 더 매끈하게 그려야 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다 (저 스스로 셀프..분석)
4) 캐릭터의 매력도가 좀 떨어진다
(이건 독특한 캐릭터를 창작하려 하다 보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매력도 떨어지는 것 인정 -셀프 분석)

소회

시간의 압박도 있었고, 지난번 딸아이 이모티콘 제출 지원한 것 빼고는 제 첫 도전이었는데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실력을 갈고닦아 카카오에서 인기 있는 이모티콘과 유사한 느낌, 트렌드를 좀 따라가 봐야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아직 1패밖에 하지 않았으니 계속 시간 있을 때마다 아이디어를 모아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