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소중함
인턴의 눈물
몇달 간 함께 근무해온 옆 부서 인턴의 마지막 근무날.
마지막 인사를 나눌때
인턴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열했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이었지만,
모두들 따뜻한 마음으로 아쉬운 그를
달래주고, 앞날을 기원해줬습니다.
바쁜 일상이라는 핑계아래, 가끔 안부를 묻고 식사를 하고 그래왔던 것이 전부였을 뿐인데
가며 오며 인사했던 나날들이 그에게는 커다란 추억이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불현듯 제 이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시점이 말이죠.
처음에는 마음껏 슬퍼했습니다.
초등학교시절 애지중지 키웠던 아기 토끼가 하늘나라로 갔을때,
건설업을 하셨던 아버지가 현장에서 발견한 멍멍이를 임보하게됐다가
다시 다른 곳으로 보내게 되었을때처럼
헤어짐에 대해 큰 슬픔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부끄러운 기억이긴 하지만)
처음 회사에서 만난 과장님이 다른 부서로 가실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쉬움에 눈물을 보일 정도였죠.
하지만, 닳고 닳았다는, 조금의 부정적인 표현이여기에 적확한 표현일까요.
슬픔의 순간들은 영원하지 않음을,또 그 순간을 벗어나면다시, 떠난이 남겨진이 모두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가고, 또 살아가야한다는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나 자신을 슬픔이라는 감정의 고랑에 빠지지 않게 자연스럽게 방어를 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뒤돌아 보게되었습니다. 인턴의 눈물을 보면서 말이죠.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오늘도 스쳐 지나간 수많은 얼굴들
수천, 수만 번의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몇이나 기억에 남을까, 몇이나 마음에 새겨질까요.
문득 어린 시절 친구가 떠오릅니다.
함께 걸었던 등굣길, 나눠 먹던 간식, 웃음소리 가득했던 하교 시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평범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 될지를 말이죠.
언제부터였을까요
육아, 회사생활 등 바쁨에 쫓겨 만남을 미루고,
피곤함에 지쳐 연락조차 끊게 된 건.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인연으로 엮인 천이고,
관계는 그 천을 이루는 실타래입니다.
한 올 한 올 소중히 다뤄야 아름다운 무늬가 완성됩니다.
어쩌면 인연이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손길일지도 모릅니다.
깊이 이어질수록 더 단단해지는 보이지 않는 끈.
오늘의 만남은 내일의 추억이 되고,
지금의 관계는 미래의 버팀목이 됩니다.
그렇기때문에, 혼자 가는 게 아니라
함께 걷는 길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완벽한 인연이란 없다는 것을요.
중요한 건 서로 이해하는 마음과 실수를 감싸주는 너그러움.
매일 조금씩 다가가고 가끔은 멀어지더라도,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우리만의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오늘도 나는 선택합니다.
바쁨에 쫓겨 외면하기보다 잠시라도 마음을 나누기를
인연의 깊은 울림을 따라 삶이란 합주곡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로 말이죠.
결국 가장 큰 상실은 인연의 소중함을 잊고
혼자만의 길을 고집하는 것입니다.
마치 실이 끊어진 연처럼 표류하는 삶처럼요.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앞으로 우연히 마주하게 될 소중한 인연들을 향해
어제보다 더,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리라 다짐해봅니다.
- 그라페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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