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사람
말 없이 곁에 있어준 마음
– 말 없이 함께해준 사람에 대하여

삶이 힘들 때마다,
우리는 위로를 구합니다.
그럴 때 꼭 필요한 게
멋진 조언이나 완벽한 공감만은 아닙니다.
가끔은, 정말 가끔은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면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힘들다고 말도 꺼내지 못한 날,
속으로만 울던 날,
다 털어놓기엔 너무 복잡하고
애써 웃으며 버티던 그 하루에
누군가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그게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죠.
예전엔 위로는 꼭 ‘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를 해줘야 하고, 적절한 표현을 해줘야 하고,
그래야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느낄 거라 믿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압니다.
진짜 위로는 말이 아니라 ‘머무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말보다 더 깊이 다가오는 건,
옆에 있어주는 마음 그 자체니까요.
생각해보면
나를 가장 위로했던 사람은
많은 말을 해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옆에 조용히 앉아 있던 사람,
같은 방향으로 걸어준 사람,
내가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준 사람이었죠.
그 존재 하나로
세상이 조금 덜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떤 말보다
“괜찮아, 나 여기 있어”라는 마음이
더 잘 전달되는 사람이요.
말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해결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
세상에는
지켜야 할 말보다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이미 내 삶에 있었고,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겐
그런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곁에 있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훨씬 큰 선물입니다.